우선 저는 22살의 주부입니다. 이제 10개월된 아들도 있구요.. 신랑은 29살입니다. 요즘들어 결혼 생활이 너무 힘이들어요..결혼한지 정확히 1년하고 2개월정도되었고요. 제 성격에 문제가 있는것 같아서 병원에 가보려 하는데요... 쉽게 결정을 못하고 여기에서 상담을 한번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임신 4개월 쯤에 결혼을 했어요. 그래서 신혼때 부터 신랑을 힘들게 한거 같아요. 매일 같이 집에서 신랑만 기다리고.. 친구들도 만나기 싫어했고 가족들과도 만나기 싫어했어요.그냥 신랑이랑 둘이만 있고 싶었어요 그러다가 신랑이 조금 늦는다고 하면 그냥 울어 버리고...거의 매일이 그랬어요 작은 일에도 그냥 눈물이 매일 같이 나오더군요. 그래서 신랑은 퇴근후 회식에도 저땜에 못가는 날이 많았어요. 저를 두고 밤에 술을 마시는 일도 못하고... 자기 만의 시간을 전혀 못가졌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때 받은 스트레스들이 너무 많이 쌓였나 봐요...
사실 제가 많이 심하게 하긴 한것 같아요... 제가 신랑한테 너무 집착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저도 들만큼이요.. 그런데 문제는 제가 성격이 이상하다는거에요. 전 지금도 신랑이랑 밤에 꼭 안고 자야 잠이와요. 그런데 신랑이 피곤하다고 안 안아주고... 등 돌리고 자면.. 그냥 눈물부터 나오고... 신랑이 이젠 제가 싫어진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낮에는 같이 밥먹고 웃고 좋아하다가도 그런식으로 제 생각에 어긋나면 그냥 슬퍼지고.. 우울해 지네요... 날 정말 사랑하면 안 그럴텐데... 난 아무리 힘들어도 오빠랑 관련된 일이라면 전혀 힘들지 않은데... 이렇게 저랑 비교를 하게되요... 그러다 보면 신랑이 미치겠다고 울지 좀 말라고 화를 내요. 전 진짜로 마음이 아파 우는건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신랑이 그렇게 제게 화를 내면 정말로 미치겠어요... 요즘들어 신랑이 화내는 정도가 너무 심해졌어요.. 어제도 밤늦게 까지 싸웠는데요 저랑 싸우다보면 항상 화를 내면서 나가려고 해요.... 전 화나고 내 마음도 모르는 오빠땜에 답답해 죽겠는데.. 자기는 그냥 나가려고 하니까... 제가 못나가게 붙잡아요... 근데 어제는 나가서 자고 온다고... 까지 말을 하더라고요.... 그리고 싸울때마다 우리는 성격이 안맞는다고... 불과 물이 만난거라고... 사실 신랑 동료중에 이혼한 사람이 있거든요... 근데 그 사람도 성격이 안 맞아서 이혼했다고... 부인이랑 얘기하다보면 미쳐버리겠다고 .. 그래서 이혼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신랑이 성격이 안 맞는다고.. 하면.. 저랑 헤어지자는 소린가.. 하는 생각까지 들어요... 어제는 정말... 죽고 싶더라구요................ 이런 말 하면 안되는거 아주 잘 아는데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한테 이런 소리 들으면서.. 이런 대접받으면서... 사는 제가 너무 싫고.. 비참하게 느껴져요... 그런데 애기 생각하면.. 답답해져요....
예전엔 싸울대 이런 얘기를 한적이 있어요 제가 애정결핍증이 있는거 같다고.. 병원에 가보자고... 저희 엄마도 저보고 애정결핍증이라고 그러거든요... 어려서 동생이 바로 태어나서.. 사랑을 못 받았대요.. 거기다 아빠까지 엄마를 속썩여서... 바람을 피우셨어요... 그 화풀이를 저한테 했다고 해요... 제가 조금만 잘못해도 도가 지나치고 때리셨나봐요... 욕조에서 물부어 가며 때리고... 겨울에 눈에 집어 던지고.... 가끔 엄마가 술이라도 드시면.. 울면서 전화가 와요... 미안하다고.. 사실 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데... 그게 진짜 문제가 있는 걸까요? 만약에 병원에 가야할정도면.. 얘기해주세요..
이젠 정말 너무 힘이들어요... 다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어요... 전 신랑없인 못 살아요... 그래서 신랑이 만약에 바람을 핀다면.. 아마 전... 그냥 제가 죽을라고 할꺼에요.... 정말 답답해요... 임신해서도 우울증이 잠깐 왔었는데요.. 신랑이 많이 노력해서 좋아졌었거든요.. 다시 우울증이 올까 걱정도 많이 됩니다... 요즘들어 아무것도 하기싫고.. 다 귀찮아요... 그리고 내가 없으면 차라리 나을거 같다는 생각을 자주해요..
긴 글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꼭 답변 해주세요....
답변글 등록 : 2004-06-04 21:30:30
답변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신중한 답변이 필요한 상황이라 생각해서 퇴근 후에 답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먼저 누구도 이해해 주지 못하는 괴로움을 겪고 계신 현재 상황에 위로를 보냅니다.
일단 먼저 한 개인은 각자 마다 절대 같을 수가 없는 존재이고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음은 당연한 사실일 수 밖에 없음을 말씀드립니다. 하물며 전혀 다른 여자와 남자가 만나 살아가는 부부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을 수도 없겠지요.
하지만 말씀하신 것 처럼 고통스러운 상황이라면 어떤 식으로라도 해결책을 찾아 나가야겠지요.
그리고 우선 문제를 타인보다는 자신에게서 찾으시려는 노력을 보이신 점을 볼 때 분명히 해결책을 찾아 가실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게 됩니다.
우선 본인이 스스로 말씀하신 문제점을 돌아볼까요.
첫번째로 가장 사랑하는 대상인 남편과의 관계에서 자신을 이해해 주지 못하는 남편에 대한 절망감을 표현하셨습니다. 잠시라도 떨어져 있는 것이 외롭고 심지어 두렵기 까지 하며 언젠가 자신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상상에 대한 공포감이 맴도는 현실.. 맞나요?
두번째로는 이런 현실로 인해서 찾아오는 극도의 우울감과 허무감 때문에 견딜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해 보기 위해서 나름대로 몸부림쳐보지만 남편분은 별다른 반응도 없고 기대하는 변화도 전혀 보이지가 않고.. 이런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이 떠오르기도 하고...
세번째로 초기 어머니와의 관계에서도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고 기억은 없지만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수도 있지 않았을까하는 의문을 갖고 계신 것 같습니다.
또 임신 중에 우울증이 찾아 왔는 데 앞으로 또다시 그런 괴로움을 겪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만약 실제로 남편분의 노력으로 좋아질 수 있으셨다면 더 희망적으로 보입니다. 자신 먼저 변화하려는 노력을 보인 다면 분명 남편분 또한 그러실 수 있으리라 예상되거든요.)
이 정도가 제가 글을 읽으면서 느낀 현 상황으로 요약할 수 있을 듯 싶습니다.
먼저 표현하고 계시는 여러 문제들은 사실 누구나 살아가면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겪고 살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수 있는가가 되겠지요..
저는 우선 정신치료(정신분석적 정신치료)라는 치료형태를 권유드리고 싶습니다.
이미 스스로 문제점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고 자신 먼저 변화하려는 의지가 분명하며 또한 말씀하신 문제들의 근본적인 치유책은 결국 정신치료적 접근이 그 해답일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정신치료에 대한 설명은 어차피 너무 광범위하기 때문에 여기에 자세히 설명드리는 것이 불가능하고 또한 이에 대해 자세히 알 필요도 전혀 없습니다. 그 부분은 정신과 의사의 몫이니까요..
하지만 먼저 꼭 알아두셔야 할 점은 이 과정이 결고 적지 않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강력한 의지를 필요로 하고 자신을 알아가고 변화해 나가는 그 과정에 적지 않은 고통이 수반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죽음에 대한 생각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고 모든 것이 의미없이 느껴질 정도로 허무감이 심하신 상태라면 항우울제를 포함한 약물치료 형태 역시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시간과 노력이 적게 요구되는 데다가 빠른 치료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는 우선 자신 혼자 고민을 짊어안고 힘들어하시기 보다는 믿을 수 있고 능력있는 정신과의사를 만나 치료적인 방법에 대해 꼭 상담해보시기를 권유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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